[42~43]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십시오. (각 2점)
초등학교 3학년쯤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가 가장 높은 다이빙대에 올라 갔다. 성인도 호기로 올라갔다가 그냥 내려오곤 하는 곳이었다. 소년은 무서워서 뛰어내리지도, 뒤돌아 내려가지도 못하고 다이빙대 끝과 계단 사이를 한참 왔다 갔다 했다. 그러자 부모로 보이는 사람이 내려오라는 손짓을 했다. 아이는 계속 망설였다. 수영장의 모든 사람이 이 모습을 지켜 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스피커에서 수영장 관리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당연히 아이의 부모에게 '어서 아이를 데리고 내려오라.'고 말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전혀 다른 말을 했다. "넌 할 수 있어! 내가 도와줄게. 이제 셋을 셀 거야. 겁내지 말고 뛰어내리면 돼!" 그리고 큰 소리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수영장에 있던 모든 사람도 스피커 소리를 따라 큰 소리로 숫자를 따라 셌다. (중략)
아이는 다이빙대 끝을 박차고 허공에 손을 휘저으며 뛰어내렸다. 아이가 물로 떨어지는 몇 초 동안, 모든 것은 잠시 숨을 멈추었다. 바람도 공기도 나뭇잎의 흔들림까지. 이윽고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세상은 다시 깨어났다. 박수 소리가 수영장을 울렸다. 나도 손뿐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