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3]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십시오. (각 2점)
딴 데랑은 비교가 안 된다. 모르긴 해도 세계에서 제일 맛있을 것이다.이 집은 나름대로 격조 있는 표현을 동원해 피자의 미학을 펼친다. 종잇장처럼 얄팍하지만 바삭바삭하고도 탄탄한 빵 반죽, 그 위에 펼쳐지는 절묘한 맛의 파노라마, 큰 피자, 큰 만족.
소탈하면서도 싹싹한 여주인이 메뉴판을 가지고 온다. 내가 시키는 건정해져 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아무 문제가 없다.
"자, 뭘로 하실까요?" 연필을 손에 든 채 그녀가 묻는다.
"난 마르그리타로 주세요."
"저두요. 근데 치즈는 넣지 마세요." 큰딸아이가 말한다.
"피자에다가 치즈를 안 넣어요?" 여주인은 한 방 맞은 기분인가 보다.
"왜요. 불가능한가요?" 딸애가 꼬치꼬치 따진다.
"불가능한 게 아니라 맛이 없죠!" 딱하다는 말투다. (중략) 작은딸은 바질향 소스를 넣은 파스타를 주문한다. 근데 바질은 넣지 말란다. 여주인이 이상한 눈으로 나를 흘깃 쳐다본다. 도대체 내가 애들을 어떻게 길렀기에 이 모양이지? 치즈 빼고, 바질 빼고, 왜 이렇게들 삐딱할까.